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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준 마스터즈 포럼 케이스스터디
케이스스터디2024-01-26 1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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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관/보존] 2_재근관 치료: 치료의 핵심 짚어 보기
내용
재근관 치료는 치과의사가 가장 싫어하는 치료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재근관 치료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을 때 큰 보람과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을 경험해 보신 분이라면 이미 재근관 치료의 묘미를 경험한 것이다. 그만큼 재근관 치료는 누구나 잘 하기는 어려운 치료이지만 핵심 포인트 몇 개를 짚어보면서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아보자.

 

 

(a) pre-operative periapical view (b) IAF (c) MAF (d) canal obturation

 

사진 1. #45 재근관 치료 증례.

 

 

사진 1은 오른쪽 아래 치아가 묵직하게 아프다는 주소로 내원한 20대 여환이었다. 임상 및 방사선학적 검사상 #45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다음과 같이 진단을 내렸다.

 

 

 

 

 Key point 1: 진단(diagnosis) 

 

Diagnosis: pulpless tooth, #45

                      with acute apical periodontitis

                      with apical leakage

 

(재)근관 치료를 하기에 앞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정확한 진단이다. 특히 재근관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왜 이전 근관 치료가 실패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확실히 알아야 그 부분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사진 1의 증례의 환자는 최근 들어 묵직한 통증을 호소했는데 #45 치아의 타진 반응을 검사했을 때 다른 치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였고 이렇게 된 이유로 short filling에 의한 apical leakage로 생각하여 상기와 같은 진단을 내렸다.

 

 

 

 

 Key point 2: 러버댐(rubber dam) 

 

재근관 치료를 위해 크라운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 때 크라운 하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크라운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crown-root fracture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항상 주의를 해야 하고 필요하면 환자에게 미리 설명하는 것이 좋다. 크라운을 제거한 후 러버댐을 확실하게 걸어야 한다. 이번 증례처럼 크라운 프렙이 돼 있는 경우 해당 치아에 러버댐 클램프가 잘 안걸리면 인접치에 거는 것이 좋다. 러버댐을 걸지 않고 시행하는 근관 치료는 어떤 돌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니 근관 치료를 할 때는 반드시 러버댐을 걸고 하는 것이 좋다. 러버댐을 걸고 근관 치료를 하는 것만으로 근관 치료 결과가 통계적으로 좋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1972년 Dr. Cragg는 러버댐을 하는데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은 치과의사가 러버댐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하였다. 그 정도로 러버댐에 대한 치의의 확신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근관 치료 과정에서 러버댐 장착하는 것을 한낱 귀찮은 일로 여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Key point 3: gutta percha(GP) 제거 

 

러버댐을 걸고 (포스트와) 코어 재료를 제거하면 GP를 만나게 되는데 재근관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이 GP의 제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기존의 포스트의 제거도 만만치 않은 과정이나 이번 증례에서는 포스트는 없었으므로 포스트 제거에 대한 것은 생략한다.) 기존의 GP를 확실하게 모두 제거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수 있고 이번 증례와 같이 약간 치근단 조직으로 넘어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다행인 것은 오염된 GP가 근관 밖으로 나간다 하더라도 경험적으로 근관 세척을 잘 한다면 큰 문제는 없었다. GP를 잘 제거하기 위해서는 GP를 크게 3부분(coronal 1/3, middle 1/3, apical 1/3)으로 나눠서 coronal part는 gates glidden bur(GGB) #3, 4, 2 또는 #3, 2, 4 순서로 제거하고 middle part는 NiTi file, apical part는 hand file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 apical 1/3의 GP 제거가 가장 중요한데 이 때 hand file을 주로 reaming action(rotation motion)으로 제거를 시도하면 GP가 hand file에 engagement 되면서 통째로 제거되는 때가 많다.

 

 

 

 

Key point 4: endodontic radiology

 

근관 치료 과정에서 많이 하는 것이 치근단 방사선 사진 촬영이다. 이번 증례에서도 pre-operative periapical view, IAF, MAF, canal obturation 사진을 올렸는데 재근관 치료를 하면서 이런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을 잘 지켰을 때 재근관 치료 과정에서 내가 저지르는 실수는 없는지 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순간적인 집중을 요하는 재근관 치료 과정에서 술자의 피로를 잠시나마 줄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치이다. Key point 2, 4 과정의 경우 직원 교육을 잘 시키면 술자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술자가 크게 부담을 가질 이유도 없다.

 

 

 

 

Key point 5: 근관 확대 및 성형(canal enlargement & shaping)

 

기존의 GP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근관의 확대 및 성형은 이루어진다. 재근관 치료의 경우 이 과정은 오히려 초기 근관 치료에 비해 쉬울 수도 있다. 다만 GP 안에 file이 묻혀 있는 경우가 있고 ledge나 transportation이 생겨 있을 수도 있으니 초진 치근단 방사선 사진을 유심히 관찰하여 이런 부분들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key point 1에서 말씀드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크게 3가지인데 첫째는 “patency가 확보되어 있는지의 여부”인데 치근단 치주염이 있는 경우 세균이 근관을 통해 치근단 조직에 영향을 준 것이므로 가급적 patency를 확보하여 세균을 포함해서 최대한 근관 안의 오염물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patency를 확보했다면 둘째로 “정확한 근관장을 측정”해야 한다. 사진 1의 증례에서도 초기 근관 치료에서 근관장이 짧게 측정된 것이 문제가 되어 근관 치료가 실패한 것일 수 있으므로 근관장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마지막으로 강조해야 하는 부분은 “정확한 master apical binding file(MAF) 설정”이다. MAF를 확실하게 잡아줘야 over filling을 예방할 수 있고 (재)근관 치료 후에 환자의 불편감을 최소한으로 해 드릴 수 있는 초석이 되는 것이다. 근관 확대 및 성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3종 세트인 patency, working length, MAF는 모두 hand file을 통해 이루어 진다는 점에서 hand file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데 NiTi file은 hand file을 잠시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인 것이다.

 

이번 증례에서는 C pilot file #12(hand file)으로 patency를 확보하였고 Hyflex EDM #25/~(NiTi file) 을 이용하여 근관을 넓힌 후 flexile file #35, 40, 45, 50, 55(hand file)으로 점점 늘려가면서 최종적으로 #55으로 MAF를 설정하였다.

 

 

 

 

Key point 6: 근관 세척(canal irrigation)

 

근관 치료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재근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근관 세척이다. 그렇다고 술자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것은 아니다. Luer-lock syringe에 27gauge needle tip을 돌려서 끼운 후 6% NaOCl을 1ml 당 20~30초의 속도로 근관에 넣고 약 10분 간격으로 신선한 NaOCl로 교환해 주면 된다. 술자가 근관 확대 및 성형 과정에서 근관을 적절하게 넓혔다면 이제는 NaOCl이 biofilm을 제거해 주어야 하는데 이번 증례에서는 이 과정이 어쩌면 재근관 치료의 이유이기도 하였다.

 

재근관 치료를 시행하는 첫째 날 C pilot file, Hyflex EDM #25/~, flexile file을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근관 내에 6% NaOCl을 넣은 상태로 시행하였고 근관 확대 및 성형을 마친 후 NaOCl을 근관 내에 넣고 active irrigation의 일종인 EQ-S(sonic irrigation device)를 근관 당 약 20~30초동안 적용한 후 약 10~15분 정도 soaking을 반복하여 약 1시간 정도 근관 세척을 시행하였다. 근관 세척을 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NaOCl bubble이 많이 나왔는데 이는 biofilm이 NaOCl과 반응하여 생긴 부산물일 수도 있으나 근관 확대 및 성형을 하는 과정에서 근관 내로 들어가 있는 RC-prep 같은 근관 윤활제 성분과 NaOCl의 반응에 의해서 생성된 부산물일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근관 윤활제를 원활하게 제거하기 위해 EQ-S를 사용한 것이었고 이런 노력은 거듭될수록 점점 NaOCl bubble의 원인은 biofilm이 NaOCl과 반응한 산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번 증례의 근관 세척에 걸린 시간은 총 1시간 30분 정도이다. 첫째 날 약 1시간, 둘째 날 약 30분 정도로 보면 되겠다. 이렇게 장시간동안 근관 세척을 하면 상아질이 변성되어 상아질의 미세강도가 약해지거나 코어를 시행할 때 접착력이 약해진다는 연구도 있는데 이런 단점들은 우선 감염 근관의 처치가 올바르게 해결된 다음에 어쩔 수 없이 오는 현상인 것이지 상아질의 미세강도를 지키거나 코어의 접착력을 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DISINFECTION”을 소홀히 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 않을까?

 

 

 

 

Key point 7: 근관 충전(canal obturation)

 

근관 세척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근관 내에는 세균이 남아있기 마련인데 이렇게 잔류한 세균이 다시 증식할 공간을 없애고 치근단 조직과의 교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관 충전을 한다. 필자는 크게 3가지(cold lateral compaction(CLC), continuous wave technique, single cone technique(SCT))로 구분되는 근관 충전 방법 중 continuous wave technique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 CLC은 C-shaped canal 같은 복잡한 근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예후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SCT의 경우는 단순한 근관을 제외하고는 예후가 의심되므로 권하지 않는다.

 

이번 증례같이 근관의 크기가 넓은 경우라면 GP cone이 짧게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근관의 크기가 넓으니까 왠지 길게 충전(over filling)될 것 같은데 의외로 GP cone을 선택하여 GP cone fitting을 하면 근관장보다 2mm 이상 현저히 짧게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taper가 좁은 GP cone을 사용하면 근관장에서 0.5~1.0mm 짧은 길이까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증례는 MAF가 #55이었음에도 불구하고 GP cone fitting시 #55 fine-medium(FM) GP cone이 2.5mm 짧게 들어갔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였을까? 이는 근관의 형태가 우리가 생각하는 taper 형태라기 보다는 약간 parallel한 형태여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즉, 근관의 형태가 늘 우리 머리 속에 있는 taper 형태가 아닌 parallel 형태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Coronal flaring을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발생해서 hand file #60, 70을 이용해서 근관장보다 0.5~1.0mm 짧은 부위까지 다시 확대하였고 GP cone이 근관장보다 0.5mm 짧은 부위까지 적절하게 cone fitting 되어 근관 충전을 마무리하였다. 즉, GP cone fitting을 하여 근관장에 비해 1.0mm 이상 짧게 들어가는 경우 먼저 GP cone을 보다 taper가 작은 것을 선택해서 적용해 보고 그래도 짧게 들어간다면 근관 확대를 1~2 단계 더 해보는 것을 권유드린다.

 

사진 1(d)의 근관 충전 후의 모습을 관찰하면 근관의 형태가 생각보다 parallel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관장을 정확히 여러 번에 걸쳐 측정하고 master apical binding file(MAF)을 적절한 크기로 확대하고 patency도 확보한 상태에서 결국 apical clearing까지 시행한 셈이 되었는데 이렇게 MAF 크기가 크더라도 의외로 GP cone이 근관장보다 짧게 들어갈 수 있음에 유념하길 바란다.

 

이번 증례의 재근관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관 세척이었고 이를 위해서 기존의 GP 제거에서 patency 확보, 근관장 측정, 정확한 MAF 설정이 필요했다. 아울러 근관 충전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점의 원인 및 극복 방법까지 포인트를 짚어가며 간단히 살펴보았다. 재근관 치료는 분명 어려운 치료이긴 하나 근관 치료의 기초가 되는 마취, 러버댐, 치근단 방사선 촬영 및 판독을 탄탄히 만들어 놓은 후 기존 수복물 및 GP 제거, 근관장 측정, 근관 확대 및 성형, 근관 세척, 근관 충전이라는 일련의 과정에 살을 붙여 나간다면 머지않아 좋은 재근관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